2월 22일 자 「디자인의 재발견…천장까지 개방된 로비, 휴식 공간이 된 층층 계단」 기사
배세연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는 2월 22일 자 <한국경제>에 칼럼 ‘디자인의 재발견…천장까지 개방된 로비, 휴식 공간이 된 층층 계단’을 기고했다. 배 교수는 런던 디자인 뮤지엄을 소개하고 디자인의 정의에 대해 탐색했다.
배 교수는 디자인뮤지엄의 구조에 대해 “홀랜드파크 안에 있는 이 건물은 멀리서부터 두 개의 포물선이 교차하는 지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며 “건물의 핵심 디자인인 구리 지붕을 유지한 채 건물의 개조가 진행된 이 구조는 새로운 뮤지엄의 공간감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오묘한 지붕 밑에 자리한 내부 공간의 구조는 굉장히 단순하다. 그래서 1층 중앙에 서서 한 바퀴 돌면 각층의 각 면에 무엇이 있는지 대략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전시 성격에 따라 전체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2층으로 올라가기 전 중층으로 연결되는 중앙 계단은 단지 이동 수단이 아니라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장소다. 사람들은 앉은 채로 공간을 조망할 수 있고, 반대로 위층에서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조망당할 수도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이 한눈에 보이는 심플한 공간이라고 생각할 즈음 반전의 풍경도 펼쳐진다. 계단을 따라 층을 이동하다 보면 시선의 위치에 따라 공간과 전시물이 달라 보이는 경험이 이어진다.
3층의 상설전시실에는 ‘디자이너(Designer)-메이커(Maker)-사용자(User)’라는 주제로 뮤지엄의 소장품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시대에 따른 디자인의 변화를 보여주는 이 전시는 디자인을 둘러싼 주요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디자인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배 교수는 “디자인이라는 분야는 디자이너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이 뮤지엄이 알려준다”며 “디자인-계획을 실현시키는 제작자와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 할 때 디자인도 제 기능을 다 하고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디자인뮤지엄은 1989년, 이제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의 대명사 ‘콘란숍’으로 유명한 테렌스 콘란 경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교육, 산업, 상업 및 문화의 각 분야에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가 설립 목적이다. 배 교수는 “디자인 진흥을 위한 한 사람의 열정이 꾸준하게 전해져 거대하게 피어난 이곳은 디자인을 대하는 관점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역사적 자료를 통해 알려주는 동시에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며 “그래서 한 번 방문하고 마는 곳이 아니라 옆에 두고 계속 꺼내 보고 싶은 잘 쓰여진 책 같은 곳이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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